직장인들의 꿈과 희망이 바뀌고 있다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이동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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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1 18:53 | 최종 수정 2023.01.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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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직장인의 꿈은 정년에 퇴직하는 것이었고, 더 오래 전 직장인의 꿈은 임원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꿈과 희망이 바뀌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설계 과정'에서 만난 교육생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퇴직 이후의 삶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로 우선 쉬면서 생각해보겠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긴 직장생활을 마친 후의 첫 휴식이니 당연하기는 하지만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3.6세인데 이는 우리 부모세대인 30년 전과 비교하면 약 17년, 조부모세대인 60년 전과 비교하면 25년이 연장되었다. 하지만 그 동안 직장정년은 고작 5년(55세에서 60세로) 정도 연장되어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망하는 최빈사망연령은 남성이 약85.6세, 여성은 90세이다. 최빈사망연령도 매년 0.5년씩 증가하는 추세로 특별한 일이 없다면 현재 정년퇴직하는 60세의 사람들이 사망하는 연령은 대략 95~100세 정도가 될 것이다. 약 70%의 퇴직자들이 노후생활비로 연금을 준비하고 있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는 2021년 통계청 기준으로 59%이고, 이중 절반이 월 50만 원 정도를 수령한다고 한다. 결국 이자나 배당소득, 부동산임대 소득이 없다면 지속적인 근로소득이 있어야 종전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55세나 60세 이후의 재취업은 어렵고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1차 직장에 비해 평균 37%삭감을 당하고 그나마 2년 이후에는 다시 직장을 잃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정년퇴직 이전에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퇴직이후 삶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바뀌게 된다.
한 퇴직자는 “55세 전후에 조기 퇴직할 기회가 두어 번 있었는데, 결정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다. 좀 더 일찍 결단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정년퇴직은 하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다. 스스로는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라고 했다. 요즘 60세 퇴직자들은 70대 중반까지 일을 할 수 있고 실제로 그 때까지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힘든 1차 과제를 모두 마치고 은퇴하는 60대는 인생의 전성기를 앞두고 있고 제 2라운드를 살아가야 하는 중장년층이 되어 있다. 우리가 꿈꾸던 노후는 80세 이후로 미루고 또 다른 도전을 앞에 두고 있다. 부족한 퇴직연금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정년이 되기 전에 제2라운드 삶을 준비하고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해야 한다. 기업체에서 ‘생애설계 강의’를 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의 풍속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평생 직장인들에게는 퇴직 이후의 삶을 위해 미리 야성(野性)을 키우라는 것과 아울러 퇴직 이후는 지출도 줄여서 돈이 들어가는 소유의 행복보다는 경험으로 인한 행복을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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