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WTO 사무총장 "한국, 美中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 공동인터뷰…"WTO, 한일관계 개선 강력 지지"
"'2050 탄소중립' 정책 반대 안하지만…다른 나라 차별 안돼"
"하반기 세계경제 둔화 전망…中, 리오프닝 계기 글로벌 성장동력 역할 중요"

글로벌리언 승인 2023.05.25 09:13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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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 (서울=연합뉴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5.23.<<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공급망 재편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역할과 관련,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개선하고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하는 데 한국이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공동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중 갈등 사이에 낀 입장으로서 국제협력을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지난 22∼23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예방한 데 이어 네이버,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도 간담회를 가졌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중 갈등 사이에 낀 상황에 대해 "한국은 오히려 굉장히 좋은 입장에 놓였다"며 "한국은 무역을 통해 국가가 발전하고 많은 사람의 삶이 개선된 대표적인 사례로, WTO의 목적을 달성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주요 무역 대상국인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이 미중 양측과 대화함으로써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으로 성장을 일군 경험이 있는 한국이 자유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최근의 미중 갈등과 맞물린 보호무역주의 흐름을 되돌리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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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 (서울=연합뉴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5.23.<<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정책과 법안이 다른 나라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WTO의 규범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WTO는 각국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런 정책들이 집행될 때 WTO 회원국이나 다른 나라를 차별하지 않는 방식인지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IRA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미국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미 적용되고 있고, 한미 양국은 아주 좋은 관계이기 때문에 한국이 (IRA) 결정 과정에서 오히려 혜택을 입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미중 갈등과 관련한 WTO의 정책 우선 사항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중국과 미국이 모두 WTO 회원국이라는 점을 기억해달라"며 "중국과 미국이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場)을 WTO가 마련해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자주의와 WTO와 같은 기구가 중요한 이유는 회원국 간 지정학적 긴장 관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화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WTO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든, 미국과 중국이든 다양한 논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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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최근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이 세계 무역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무역 대국으로서 관계를 개선할 때 세계 무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WTO는 이를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보고,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도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WTO의 무역 수치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며 "WTO는 무역성장률을 1.7%로 전망하며,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치인 2.6%보다 1%포인트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WTO는 무역성장률을 1%로 전망했지만, 현재는 1.7%로 약간 오른 것은 부분적으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때문"이라며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일부 시장의 수요를 되살린다.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성장동력 역할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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