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달러화가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아직 '킹달러'로 불렸던 지난해 9월 수준에는 못 미치고 원/달러 환율도 그때보다 낮지만, 경제 둔화 우려까지 겹친 중국의 위안화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 달러 인덱스 6개월 만에 최고…"美경제, 다른 지역보다 강력"
8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최근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05대를 찍었다.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전날 오후 11시 기준 105.157로 3월 10일(105.3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달러인덱스는 105를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시간 오전 11시45분 기준 전장 대비 0.208 낮은 104.85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속에 달러인덱스가 115에 근접했던 지난해 9월 수준은 아니지만, 100 아래로 내려갔던 지난 7월 중순의 저점 대비로는 5% 넘게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가 10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인덱스'는 이번주까지 2005년 이후 최장인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지표 호조로 미국의 성장세 지속 및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5로 전월(52.7)은 물론 시장 예상치(52.4)보다 높았고, 미국의 지난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23만8천건)보다 낮은 21만6천건을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95.0%에 이르지만, 11월에는 현재보다 금리가 높을 가능성을 43.3%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브래드 백텔 환율전략가는 외환시장 흐름에 대해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여전히 다른 곳들보다 좀더 강력하다는 점이 계속 달러 강세에 큰 촉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연저점 새로 쓴 엔·위안…역외위안 사상 최저 수준
달러화 강세 속에 최근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7.2위안보다 높은 고시환율을 발표하며 중국 당국이 경제회복을 우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약 16년 만에 최고를 찍었고 역외위안/달러 환율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7일에 전장 대비 0.0117위안 오른 7.3297위안에 장을 마감, 2007년 12월 26일(종가 기준 7.3497위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장중 7.3468위안까지 뛰었다.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7.3612위안을 기록, 역외위안 시장이 생긴 2010년 이후 지난해 10월 25일(7.3749위안) 이후 2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36위안 오른 7.3433위안,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08위안 오른 7.3508위안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고시 환율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으며, 국영 은행들은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중간 통화정책 차이에 따른 금리차 확대, 중국 경제전망 하향 등을 감안할 때 위안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7.87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27엔 내린 147.17엔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 측은 엔/달러 환율이 내년에 155엔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170엔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1유로화가 1달러를 밑돌았던 지난해 9월보다는 양호하지만, 독일 등의 경제지표 부진 속에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도 최근 3개월 사이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7월 중순 달러가 상승세로 전환한 뒤 대다수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기록 중이며, 아르헨티나 페소(-24.46%)와 러시아 루블(-8.42%) 등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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