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애플 아이폰의 미국 출시와 함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과열을 둘러싼 '아이폰 걱정'은 기우(杞憂)였다.
애플이 지난 13일 국내에 선보인 아이폰 15 기본형과 프로맥스를 만 이틀간 써보고 내린 평가다.
프로맥스는 현존 스마트폰 최고 성능 프로세서를 자랑했고, 시리즈 최초로 티타늄 소재를 채택하는 등 폼팩터에서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변화'가 눈에 띄었다.
출시 초기 발견된 소프트웨어 버그 등에 따라 단말기가 손난로처럼 따뜻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한 뒤 대부분 사라졌다.
아이폰15 기본형의 경우 화면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다이내믹 아일랜드'와 가격 대비 성능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 '최강성능' 아이폰15 프로맥스, 카메라·티타늄·동작버튼 "눈길 가네"
성능은 명불허전이었다.
먼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A17 프로' 칩을 탑재했다.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Geekbench) 기준으로 싱글코어 2천899점과 멀티코어 7천254점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랩톱의 중앙처리장치(CPU)와도 견줄 만한 수치다.
그래픽 성능을 나타내는 '메탈 스코어'는 2만7천336점을 기록했다.
전작인 아이폰14 프로맥스(2만2천364점)와 비교했을 때 약 22% 높은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코어 하나가 추가된 영향으로 보인다.
호요버스의 '원신'이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같은 고사양 게임을 돌려도 안정적인 게임 환경을 제공하며, 그래픽의 현실감도 한결 높아졌다.
카메라는 소프트웨어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4천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1천200만 화소 망원·초광각 카메라, 1천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전작과 동일하다.
하지만 메인 카메라의 초점 거리를 24㎜, 28㎜, 35㎜로 세분화했고, 광학 줌은 기존 3배에서 5배로, 디지털 줌은 최대 15배에서 최대 25배로 늘렸다.
8배 줌부터는 삼성전자 갤럭시 S 시리즈처럼 '줌 락'도 들어간다.
사진·동영상을 촬영하고 처리하는 절차, 이른바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도 개선해 2천400만 화소로 더 또렷하고 자연스러운 사진·동영상을 출력한다.
아이폰 시리즈 처음으로 티타늄 소재를 도입한 점도 눈길을 끈다.
티타늄은 재료의 강도를 밀도로 나눈 값이 큰 합금으로, 애플은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고 무게는 줄여 "가장 가벼운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아이폰15 프로맥스는 221g으로 전작 대비 약 19g 감량에 성공했다. 두 제품을 양손에 올려놓고 비교하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다.
최대 2천 니트까지 지원하는 17㎝ 슈퍼 레티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는 전작과 같지만, 테두리 부분을 줄여 스크린이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냈다.
충전단자는 자체 규격인 '라이트닝' 8핀 포트 대신 USB-C 타입으로 변경됐다.
또 벨소리·무음 스위치가 없어지고, 동작 버튼이 새로 들어왔다.
설정에서 카메라, 손전등, 음성메모, 단축어 등을 기호에 따라 고르면 된다.
동작 버튼에서 사용할 기능을 하나만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은 '옥에 티'였다.
출시 초기 논란이 됐던 '과열' 문제도 펌웨어 업데이트로 상당 부분 해결했다.
아이폰15 프로맥스를 충전하거나 장시간 영상 통화 등을 하면 손난로와 비슷한 수준의 열을 느낄 수 있다.
과열 방지를 위해 높은 온도에서 성능을 제한하는 '스로틀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열이 있을 때 배터리가 더 빨리 닳는 경향은 있었다.
애플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가 소프트웨어 버그 등에 따라 기기가 뜨거워진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는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로 게임이나 전화 통화 및 페이스타임 등을 할 때 기기가 금세 뜨거워진다는 이용자 불만이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한 데 따른다.
발열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운영체제를 iOS 17.0.3으로 업데이트하면 된다.
이 경우를 제외하면 배터리는 하루 이상 너끈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색상은 내추럴 티타늄, 블루 티타늄, 화이트 티타늄, 블랙 티타늄 네 가지다.
판매가는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가 각각 155만5천원, 190만원부터다.
◇ '가성비'는 아이폰15 기본형…'M자 탈모' 노치는 "이젠 안녕"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면 아이폰15 기본형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프로급 성능에 디자인도 빠지지 않고 가격도 최대 125만 원 저렴하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아이폰14 프로와 동일한 'A16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다.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 기준 싱글코어 2천630점과 멀티코어 6천653점을 기록한 프로세서로, 출시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최상위권이다.
메탈 스코어는 2만2천613점을 기록했다.
화면 넘김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게임이나 동영상 촬영 등 주요 기능을 사용할 때는 프로 모델과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NBA 2K 시리즈나 자동차경주 게임 '아스팔트 9' 같이 높은 그래픽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들도 '프로 같은' 환경에서 즐길 수 있었다.
무게도 171g에 불과해 휴대하기 편하다.
메인 카메라는 4천800만 화소, 후면 초광각 및 전면 카메라는 1천200만 화소다.
2배 광학 줌 옵션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를 적용해 2천400만 화소 사진을 완성한다.
한때 '아이폰의 상징'이었던 M자형 '노치'는 사라졌다.
대신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채택했으며, 이를 지원하는 제삼자 애플리케이션도 늘어났다.
에어드롭 부수 기능 '네임드롭'도 이용할 수 있다.
각자의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가져다 대기만 하면 처음 만난 사람과 자연스럽게 연락처 교환을 할 수 있으며, 아이폰 안에 있는 콘텐츠 공유도 가능하다.
또 에어드롭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다 자리를 떠도 인터넷으로 안전하게, 원본 품질 그대로 전송받을 수 있다.
최대 수심 6m, 최대 30분까지 견딜 수 있는 'IP68' 방수·방진 등급도 갖췄다.
통신 3사는 아이폰15 기본형에 4만5천100원∼45만 원을 공시지원금으로 지급한다. 이는 지난해 아이폰14 기본형과 비교했을 때 최대 87.5% 오른 수치다.
판매가는 아이폰15 기본형 125만원, 플러스 135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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