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전쟁'이 이란의 개입 등에 의해 확전할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란 주력군인 혁명수비대의 시리아 내 병력이 이스라엘 가까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미국 백악관 핵심 당국자가 이란의 개입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충돌이 격화하고, 북쪽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대치한 이스라엘 북부)에서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며 "물론 이란의 개입도 위험"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란이 이번 사태에서 방관자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우선 우리는 이란의 '대리자'인 헤즈볼라를 우려한다"며 "물론 이란이 어떤 형태의 직접 개입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의 외교적 접촉에 대한 질문에 "이란과 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다"며 "우리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직접 분명히 전하기 위해 그 수단들을 지난 며칠간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 동부 도시 데이르 에조르에 있던 병력을 이스라엘과 좀 더 가까운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으로 재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이란 외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스라엘 정권이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한 범죄를 계속한다면 이 지역(중동) 현상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핵추진 항모 제럴드포드호에 이어, 또 다른 핵 추진 항모인 드와이트아이젠하워호를 동지중해로 배치하고,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 산하에 A-10 공격기를 비롯해 전투기를 추가로 보내 공군력을 보강하는 등 이란의 개입으로 이번 사태가 중동전쟁으로 확전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축출한다는 중장기적 목표를 이스라엘과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가자지구는 잔인하고 사악한 테러 조직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데, 이는 이스라엘에 위협일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도 도전"이라며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평화와 존엄, 안정 속에서 살게 할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설리번 보좌관은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의 민간인 안전과 식량, 물, 대피처 등에 대한 접근권이 이스라엘, 유엔과 다른 중동 국가들에 의해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내 미국인들이 인접 국가인 이집트로 이동하는 안전한 통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전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5일 이집트에 도착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설리번 보좌관은 현재 의회 승인을 추진 중인 대우크라이나 및 대이스라엘 지원, 남부 국경통제 강화 관련 패키지 예산액이 20억 달러(2조 7천억 원)를 '상당히'(significantly) 넘는 규모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지원 패키지의 재원 확보를 위해 의회와의 집중적인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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