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가 춥다고 이야기해줘서 출근길에 패딩을 꺼내 입었어요. 얇은 패딩을 입으면서 지나치지 않나 했는데 목도리도 걸칠 걸 그랬어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출근길에 나선 서울의 직장인들은 상당수가 두꺼운 패딩 점퍼와 겨울 코트를 꺼내입은 모습이었다.
갑자기 뚝 떨어진 아침 기온에 장갑과 목도리로 중무장한 이들도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가뜩이나 추운 아침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지자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종종걸음을 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29)씨는 후드 티셔츠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쓴 채 지하철역 출구로 나왔다. 김씨는 "어젯밤부터 갑자기 날이 추워져 감기에 걸린 것 같다. 오늘은 더 춥다고 해 기모 소재 옷에 겨울 코트까지 껴입고 나왔다"고 했다.
김씨는 "공기가 겨울처럼 쌀쌀해 이렇게 입고 나오길 잘한 것 같다"면서 "평소처럼 휴대폰을 보면서 가는데 바람이 차가워 손이 너무 시렵다"고도 했다.
직장인 권모(30)씨는 "한파라는 이야기에 코트와 한겨울 옷들을 꺼내입고 단단히 준비하고 나왔는데도 확연히 차가워진 공기에 깜짝 놀랐다"며 "요 며칠 따뜻해서 가벼운 옷들을 입었는데 또 갑자기 추워지니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몸도 적응하기 힘든 것 같다"고 했다.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으로 들어서는 시민들 역시 코트와 경량 패딩을 꺼내 입었다. 미처 두꺼운 옷을 챙겨입지 못한 시민들은 한껏 옷깃을 여미고 어깨를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핫팩 2개를 양손에 꼭 쥔 채 지하철 좌석에 앉은 직장인과 롱패딩을 꺼내입은 학생도 눈에 띄었다.
마포구 상암동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정모(25)씨는 내복도 입었다고 했다. 정씨는 "새벽에 평소처럼 맨투맨 하나 입고 운동을 하려 나왔다가 너무 추워서 혼났다"며 "내의를 입었는데도 추워서 패딩점퍼를 입을 걸 후회하고 있다"고 웃었다.
용산역 앞 복권 판매대를 지키는 80대 여성 안모 씨는 두꺼운 니트, 패딩 조끼에 털모자까지 갖춰 쓰고 있었다. 안씨는 "작년 11월에 비해 추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제보다는 확실히 춥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방금 집에서 나섰는데 겨울 코트를 입고 나오니 딱 좋다"고 하다가 바람이 강하게 불자 "얼굴이 찢어질 것 같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12도로 전날(6.5∼13.5도)보다 크게 떨어지겠다. 전날 아침과 비교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10도 내외, 경기 동부와 강원에서는 15도 이상 기온이 내려갔다.
때 이른 초겨울 추위가 찾아오면서 강원 산지와 경북 북동 산지에는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서울 동북·서북권 등 중부 내륙에도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주요 지역의 최저기온(최저 체감온도)은 서울 3.7도(0.7도), 인천 3.4도(영하 0.7도), 대전 7.8도(5.7도), 광주 10.9도(10.9도), 대구 10.4도(10.4도), 울산 10.8도(10.8도), 부산 12.2도(12.2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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