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시사에…한국은행도 인하 고민 시작될 듯

파월 "금리 정점 도달"…연준, 내년 세 차례 인하 전망
"한은, 미국 인하 확인한 뒤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 시작할 듯"

글로벌리언 승인 2023.12.14 10:12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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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게 됐다.

연준이 '금리가 정점'이라고 언급하고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시장은 사실상 긴축이 끝났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은으로서는 일단 양국 금리 격차가 현재 2.00%포인트(p)보다 더 벌어져 원화 가치 추가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압박이 커지는 부담을 덜게 됐다.

◇ 금리 인상 중단 시사한 연준…증시 뛰고 국채금리 급락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이며, 한국(3.50%)보다는 2.00%p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한 연준 경제전망 보고서에 포함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 점도표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FOMC 참석 위원들의 관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했다. 현재 금리(5.25∼5.50%) 대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1분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3월 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80.8%, 동결할 가능성을 19.2%로 보고 있다.

연준의 완화적 태도에 미국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증시 마감 무렵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18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지난 8월 8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44%로, 하루 전 대비 29bp나 급락했다.

증시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월 4일의 고점 기록(장중가 기준 36,934.84)을 약 2년 만에 경신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37%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약 2년 만에 4,700선을 회복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3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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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김영은 원형민 기자 =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하면서 작년 3월부터 지속해서 강화해온 추가적인 긴축정책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유지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 한은 기준금리 인하 언제쯤…"내년 2분기쯤 인하 시작할 듯"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하면서 한은도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입장에서는 그동안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딜레마 상황이 계속됐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 금융시장 불안 요소가 여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렵지만,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물가 불확실성, 미국과의 금리 차를 고려하면 내리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면 한은 입장에서 인상 압박 요인을 하나 덜 수 있지만,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커지고 유가·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등으로 물가가 급등할 경우 추가 인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저(이창용 총재)를 뺀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4명이 3.75%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라며 금통위원 과반이 0.25%p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 의결문에서도 "물가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위험), 성장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내년 2분기쯤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내년 2분기부터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상반기 급격한 경기 둔화가 없을 수 있어 7월쯤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도 "소비지출 여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미국은 5∼6월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 환율 등 변수가 없다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뒤인 7월쯤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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