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일본 이사카와현 노토(能登)반도 쪽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 최고 85㎝ 높이의 지진해일(쓰나미)이 밀려왔다고 기상청이 2일 밝혔다.
전날 오후 4시 10분께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쪽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부터 1시간 51분 후인 오후 6시 1분께 강원 강릉시 남항진항에서 지진해일이 처음 관측됐다.
해저에서 지진이 발생하거나 화산이 폭발해 해수면이 요동치면서 발생하는 파장이 매우 긴 파도인 지진해일의 전파 속도는 바다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수심이 깊을수록 전파 속도는 빠른데, 동해는 수심이 약 2㎞ 정도로 지진해일 전파 속도는 시속 500㎞ 정도다.
이에 이번처럼 노토반도 쪽에서 강진이 발생하면 대략 1시간 30분 후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도달한다.
이번 동해안 지진해일 중 최고 높이는 85㎝(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오후 8시 35분께 관측)였다.
이는 지진해일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는 수준이다.
지진해일주의보는 '규모 6.0 이상 해저지진이 발생해 우리나라 해안가에 높이 0.5m(50㎝) 이상 1.0m 미만 지진해일 내습이 예상되는 경우'에 발령된다.
관측지점별 지진해일 최고 높이(관측시각)는 남항진 28㎝(오후 8시 8분), 속초 45㎝(오후 8시 38분), 삼척시 임원 33㎝(오후 9시), 경북 울진군 후포 66㎝(오후 8시 42분)이다.
통상 지진해일 높이가 0.5m를 넘으면 해안 저지대가 침수될 수 있어 높은 곳으로 대피해야 할 수준으로 본다.
0.2~0.3m 높이 지진해일도 위험한데, 일본에서는 이 정도 높이 해일에 대해 '해일의 빠른 흐름에 사람이 움직이기 어려워 피난이 어려워지고, 선박·어업시설에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정도'라고 설명한다.
현재(오전 8시)도 10㎝ 미만의 지진해일이 동해안으로 밀려오고 있다.
기상청은 "지진해일 높이가 천천히 낮아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해안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 7.6 지진이) 전진(前震)이라기보다는 본진(本震)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해일이 밀려올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온 것은 1993년 7월 12일 이후 31년 만이다.
당시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북서쪽 해역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했고, 동해안으로 최고 2.76m 지진해일이 내습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약 4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983년 5월 26일엔 일본 혼슈 아키타 서쪽 해역에서 규모 7.7 지진이 일어 동해안에 최고 2m 이상 지진해일이 닥쳤다.
이때는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2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피해도 났다.
지진해일주의보가 마지막으로 발령된 것은 2005년 3월 20일이다.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해역에서 규모 7.0 지진이 발생하며 0.5m 높이 지진해일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돼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에 지진해일주의보가 발령됐으나, 실제 오지는 않았다.
당시 지진은 부산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로 강했다.
지진해일 도달시간과 최고 높이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 규모 6 이상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58만9천700여개 사례를 토대로 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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